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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과 자유' 고심한 경찰…차벽 줄이고 '셔틀버스' 운행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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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개천절 대비 차벽 동원 차량 100대 줄여
시민 통행권 위해 셔틀버스 운영하고 안내경찰 배치
보수단체 집회 강행 조짐에 경찰 ‘촉각’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한글날 서울 광화문과 도심 일대에 불법 집회를 차단하기 위해 경찰 차벽이 다시 등장했지만 개천절 보다는 대폭 완화된 모습이다. 경찰은 9일 오전 7시께 서울 도심 일대에 불법 집회 차단을 위한 차벽 설치를 완료했다. 다만, 시민사회단체가 “경찰이 방역에만 몰두하고 기본권(집회의 자유)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낸 것을 의식한 듯 차벽에 동원된 차량의 숫자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띄었다. 개천절에는 광화문 광장을 경찰버스로 에워쌌지만 이날 오전엔 봉쇄하지 않고 개방됐다. 다만, 주변에 경찰들이 펜스를 설치하고 진입을 막고 있어 접근은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9일 한겨레>와의 통화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늘은 지난 개천절에 동원됐던 경찰 버스 수에 비해 1백여대 적게 동원됐다”며 “다만 집회 관리를 위한 경찰관 수는 지난 집회와 비슷한 수준인 1만2천명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개천절 집회에 투입됐던 경찰차량이 537대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하면 한글날 집회 관리에는 4백여대가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날 오전 마포대교, 한강대교 등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집회 참가 의심 차량에 대해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광화문 등 도심으로 진입하는 도로에선 모든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어디로 가십니까” 묻고 행선지를 파악한다. 한글날 휴일이서어 경찰의 적극적인 검문에도 심각한 교통정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9일 오전 경찰이 광화문 일대에서 검문을 하고 있다. 전광준 기자
9일 오전 경찰이 광화문 일대에서 검문을 하고 있다. 전광준 기자
이날 오전 경찰은 시민의 통행을 돕기 위해 안내 경찰 90명을 배치하고 셔틀버스 4대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3일 개천절 집회 때 사직로와 새문안로, 종로 등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에 약속 있어 나왔다는 대학원생 권용석(28)씨는 “불편하지만 방역을 위해 용인 가능하다. 광화문 르메이에르 빌딩에서 금호 아시아나 빌딩까지 경찰이 셔틀도 운행해줘 편하게 올 수 있었다”고 했다. 경찰과 방역당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날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모두 1천220건이다. 경찰은 이중 집회 인원이 10명 이상이거나 중구와 종로구 등 집회금지 구역에 신고된 139건에 대해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8·15비상대책위원회 등은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전날 법원에서 모두 기각되면서 합법적인 대규모 집회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단체가 사전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의 형태로 도심 시위를 강행하기로 해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화문에서 1천명 규모의 집회를 개최하려던 8·15비대위는 오후 2시께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정치방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해 광화문 광장을 폐쇄한 경찰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호 전광준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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