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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4개월 만에 열린 베이비페어… "방문객보다 직원이 더 많아"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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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8 11:01

베이비페어, 킨텍스·코엑스 동시 개최
철저한 검역에도 방문객 발길 '뚝'… 주말 방문객도 작년의 20% 수준

"5분의 1, 아니 10분의 1로 줄었어요. 사람이 와야 물건을 팔든 홍보를 하든 할 텐데, 이번엔 완전히 공쳤어요."

올해 처음 수도권 지역에서 출산·육아 박람회(이하 베이비페어)가 열렸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방문객이 급감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육아용품 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가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며, 큰돈을 들여 참가했지만 성과를 내긴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26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맘앤베이비 엑스포'가 열렸다. 방문객이 적어 전시장 안이 썰렁했다. /윤희훈 기자
◇ 썰렁한 킨텍스 베페…"방문객보다 직원이 더 많은 듯"

25일부터 28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KINTEX) 1전시회장에서 '맘앤베이비 엑스포'가 진행된다. '맘앤베이비 엑스포'는 전시 전문 회사 유아림이 주관하는 행사로 매년 2월에 개최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계속 연기해오다 4개월 만에 개막했다.

26일 오후 방문한 행사장은 평일이긴 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조용한 분위기였다. 베이비페어는 출산을 앞두고 휴직 중인 임산부들이 자주 찾는 행사로, 다른 전시회와 달리 평일 방문율이 높은 전시회로 꼽힌다. 특히 행사 기간 전시 상품을 먼저 저렴한 가격에 예약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평일 매출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평년 같은 분위기를 볼 수 없었다. 킨텍스와 주최 측은 행사장 내 방역을 꼼꼼히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부스 간 간격도 평소의 2배가량 넓히는 등 신경을 썼지만, 예비 부모들을 행사장으로 오게 하지는 못했다.

주관사인 유아림의 관계자는 "평소 대비 ¼ 정도만 행사장을 방문한 것 같다"면서 "매년 2월 개최하던 행사를 넉 달 연기해 개최했는데 아직 시민들은 외출을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 본 행사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2월부터 5월까지 마이스(MICE·(회의, 컨벤션, 전시) 산업 자체가 중단된 상태였다"며 "이제 슬슬 재개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 매뉴얼을 잘 지키면서 행사를 진행하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방역 상황을 강조했다.

26일 경기 고양 킨텍스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확인하고 있다. 고양시 보건소에서 파견을 나와 검역을 하고 있었다./윤희훈 기자
실제로 이날 킨텍스에선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높은 수준의 검역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킨텍스에 들어가려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인터넷으로 사전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마치면 일회용 위생장갑을 나눠 준다. 그리고 전시장 입구에서 2차 검역을 한다. 다시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와 위생장갑 착용 여부를 재확인한다. 전시장 곳곳에도 직원들이 배치돼 마스크와 위생장갑 착용 여부를 계속 점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킨텍스의 검역 절차를 우수 사례로 꼽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5일 코로나19 일일 상황 브리핑에서 "킨텍스에서 반려동물 박람회가 지난 12일부터 14일 사이에 열렸고, 13일에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도 "방역 수칙이 잘 준수된 것으로 판단되고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킨텍스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인식 탓인지 방문을 꺼렸다.
유모차·카시트 브랜드인 '잉글레시나'와 '시크'의 국내 총판사인 끄레델 관계자는 "고객이 예전의 반도 안 온다. 매출도 전년의 30%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국산 유모차·카시트 브랜드 페도라는 이번 베이비페어에 초특가 패키지 상품을 준비했다./윤희훈 기자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바로 옆에 부스를 차린 삼천리자전거 계열 국내 카시트·유모차 브랜드 '페도라'는 이번 베이비페어에서 초특가 상품을 준비했다. 소비자가격 98만원짜리 디럭스형 유모차 페도라 L4를 68만원에 내놓았다. 이 제품을 사면 인터넷에서 15만원대에 거래되는 휴대형 유모차를 사은품으로 준다. 여기에 백화점 상품권 3만원에 전용 방풍커버, 3D 쿨시트, 유모차 정리함, 블루투스 이어폰을 얹어 주고, 신생아용 카시트와 자전거 3개 중 하나를 사은품으로 추가 증정한다.

하지만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살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 페도라 관계자는 "오랜만에 열리는 베이비페어라 파격적인 패키지를 갖고 나왔다. 패키지가 좋아도 사람이 와야 판매가 되는데,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토로했다.

해외 고급 카시트 브랜드인 싸이벡스와 브리탁스를 운영하는 매장은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제품 자체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베이비페어 때 전시 상품을 구매하러 오는 고객들이 꽤 있는데, 전시상품 상당수는 사전 예약으로 판매됐다고 했다.

26일 킨텍스 베이비페어의 현대해상 부스. 방문객이 없어 상담 테이블이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였다./윤희훈 기자
가장 큰 타격을 본 곳은 아기 옷과 베개, 이불 등을 판매하는 소품 가게들이었다. 보통은 방문객이 많아 메인 부스인 유모차·카시트 등이 번잡하면 천천히 가겠다는 생각으로 소품 가게들을 둘러보는데, 워낙 사람이 적으니 볼 것만 보고 가버린다는 것이었다. 여름 이불을 갖고 나온 한 소품업체 직원은 "우리 같은 소품 가게는 사람들이 붐비면, 좋은 물건이 있는가 보다 하고 어깨너머로 구경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이번엔 사람이 없으니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나 정수기 임대, 아동 서적처럼 상담을 해야 하는 업체들은 완전 죽을 쒔다. 전기밥솥·정수기 업체인 쿠쿠 직원은 "역대 최악의 베이비페어다. 7~8년가량 베이비페어를 나오고 있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 직원은 "메르스 때도 이러진 않았다"면서 "고객이 없으니 판촉 이벤트도 진행이 안 되고, 판촉 이벤트가 없으니 고객들도 더 오지 않게 된다"고 했다.

카시트 전문 브랜드 다이치 관계자는 "다음 달에도 킨텍스에서 베이비페어가 열리는데 지금으로선 행사에 참여하는 게 맞는지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며 "일단 주말까지 상황을 보고 내부 논의를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한 방문객은 "방문객보다 매장(부스) 직원이 더 많은 것 같다"면서 "방문객 입장에선 사람이 별로 없으니 둘러보기엔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코엑스는 그나마 상황 나은데… "그래도 평소 20% 수준에 불과"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베이비페어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유모차 등을 살펴보고 있다./윤희훈 기자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베이비페어는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주말인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코베 베이비페어'엔 방문객이 어느 정도 찾아와 부스 별로 붐비는 곳도 있었다.

주최 측은 25일부터 27일까지 방문객이 얼마나 찾았냐는 질문에 "행사가 종료되지 않아 집계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전 등록 인원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부스를 차린 업체 관계자들은 "킨텍스보다는 상황이 낫다"면서도 "코엑스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¼~⅕ 수준으로 방문객이 줄었다"고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목요일부터 행사가 시작됐는데 목요일은 비가 와서 사람이 안 오고, 금요일인 어제도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면서 "그나마 주말이라 오늘 좀 사람이 있는데, 작년엔 평일에 이정도 인원이 왔다"고 말했다.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코베 베이비페어'에서 방문객이 하탄 유모차 직원으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윤희훈 기자
참가 브랜드는 코엑스 행사가 킨텍스보다 좀 더 많았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기술·디자인 제휴를 맺은 독일 하탄 유모차는 이번 행사에서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방문객들은 "벤츠에서도 유모차가 나오냐"며 관심을 보였지만 200만원이 넘어서는 가격을 듣고는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태아보험을 담당하는 보험업체나 정수기 임대업체들의 부스에서도 상담이 곧 잘 이뤄졌다.

이날 코엑스를 찾은 방문객들은 오랜만에 열린 베이비페어에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산을 앞두고 베이비페어 개최를 기다렸는데, 이제라도 열려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는 8월 출산을 앞둔 아내와 함께 코엑스를 찾은 장인국(37·남양주)씨는 "코로나가 걱정되긴 했지만, 출산을 앞두고 사야 할 게 많아 방문하게 됐다"면서 "올해 베이비페어가 계속 열리지 않았는데 빨리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보디빌더 황철순 클린핏 대표가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베이비페어에서 브이로그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윤희훈 기자
tvN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서 '징 맨'으로 활동하다 유튜버로 전향한 황철순(38) 클린핏 대표도 베이비페어를 방문했다. 출산이 임박한 아내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황 대표는 "2월부터 출산 준비물을 사려고 했는데 베이비페어가 열리지 않아 준비를 못 하고 있었다"면서 "코로나가 걱정되긴 했지만 사야 할 물건이 많아서 나오게 됐다. 올해 처음 열리는 베이비페어라 안 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June 28, 2020 at 09:0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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