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의 허름한 상가 3층에 들어선 은혜의강 교회. 하루 사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곳이다. 교회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 지난 8일 이 교회 신도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되면서 이튿날인 9일부터 폐쇄된 상태였다. 대문 앞에는 “3월 22일까지 예배당 시설물을 잠시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그 밑에 성남시청의 임시 폐쇄 명령서가 붙어있다.
은혜의강 교회는 4층 규모의 허름한 상가의 3층 절반과 4층 절반을 빌려쓰고 있다. 두 층에 있는 교회 현관과 2m가 안 되는 맞은편에는 각각 수학학원과 미술학원이 들어서있다. 바로 아래층 치과는 16일 진료를 하고 있었다. 또한 건물과 맞닿은 언덕 위에 교회와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있고, 바로 앞 빌라에는 주민들이 오갔다.
성남시는 은혜의강 교회 예배는 일주일에 두 번 1시간씩 진행됐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이날 교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평일 새벽에도 예배가 열렸다고 전했다. 특히 밤 늦은 시각까지 큰 소리로 예배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복수의 주민이 전했다.
교회와 같은 층에 있는 학원 관계자는 “오래된 상가여서 방음이 안 되는 탓에 평일 예배 소리가 학원 화장실까지 들렸다”며 “수업 도중 교회에서 크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교회 인근에서 40년째 사는 B씨는 “교회가 들어서고 나서 새벽 3~4시 예배를 보는 교인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잠을 깰 때가 많았다”며 “주민들이 교회에 조용히 해달라고 민원을 넣고 항의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성남시에 따르면 이 교회의 신도 수는 130여명으로 알려졌다. 성남 주민 뿐 아니라 서울과 인천 등 다른 지역 거주자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교회 신도 40명 중 6명은 서울ㆍ인천ㆍ부천 거주자였다. 6년 전 교회 근처로 이사 온 최모(69)씨는 “대구 등 지방 도시의 번호판을 달고 있는 택시가 교회 입구에서 종종 눈에 띄었다”며 “택시에 내린 이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걸 자주 봤다”고 말했다.
특히 교회가 폐쇄되기 전까지 신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드나들었다고 한다. 20년째 교회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52)씨는 “교회가 닫히기 전인 몇주 전까지 예배 후 4층에서 신도들끼리 다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 밥을 짓곤 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이 집단감염을 야기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성남시는 수정구보건소에 상황총괄반을 구성해 대책본부를 만들고, 경기도·성남시 합동 특별역학조사반을 만들기로 했다. 또한 은혜의강이 소속된 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에 지원을 요청해 은혜의강 교회 관계자·신도와 관련한 1대1 모니터링 팀을 구성해 추가 확진자 발생에 대비할 방침이다.
성남=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2020-03-16 06:19:4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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