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우한 교민 살피려다 혁신도시 전체 위험”…진천 반발 - 한겨레
우한 교민 임시 수용 충북 혁신도시 술렁
주민들 인재원 앞 바리케이드치고 막아…
“아파트 밀집지역·거점 병원없어 적지 아냐”
일부 주민 “안전 전제로 수용해야” 의견도
진천 덕산청년회 등 진천 혁신도시 주민 등이 29일 오후 혁신도시 안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우한 교민 수용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충북 혁신도시 주민 제공
충북 진천 혁신도시 주민들은 29일 진천군 덕산읍 교학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길에 트랙터, 화물차 등으로 임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중국 우한에서 올 교민 등의 출입을 사전에 차단했다. 혁신도시 덕산 청년회 등 200여명은 ‘중국 우한 교민 수용 결사반대’ 등의 펼침막을 앞세우고 집회를 이어갔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30~31일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중국 우한 지역 교민과 유학생을 격리 수용할 곳으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은 “우한 교민 수용 예정지는 아파트, 주택, 상가 밀집지역이다. 만에 하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피해 우려가 큰 곳이다. 주민의 힘으로 수용을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성군의회가 29일 오후 음성 건강지원센터 앞에서 우한 교민 혁신도시 수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음성군의회 제공
충북 혁신도시가 조성된 진천과 음성의 지방의회도 각각 우한 교민 수용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 의회는 성명을 내어 “충북 혁신도시는 209만평 안에 인구 2만6천명이 몰려 있다. 정부의 결정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며,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민 김춘빈씨도 “정부가 주거·상업·국가기관이 혼재한 충북 혁신도시의 구조를 잘 모르고 우한 교민 수용을 결정했다. 우한 교민을 보살피려다 혁신도시 주민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만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쪽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충북 혁신도시 동남쪽 13만3천㎡에 조성된 인재개발원은 업무동, 교육시설, 기숙사, 매점, 식당 등 시설이 갖춰져 있다. 우한 교민들을 분리 수용할 기숙사는 1~4인실 219실이 있다. 충북경찰청은 이날 오후 경비경호계 직원 등을 이곳에 보내 시설, 인원 현황을 파악하는 등 사전 점검을 했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사전에 정부에서 어떤 통보도 없었다. 당황스럽다. 당장 다음 달 둘째 주부터 장·단기 교육이 시작된다. 우한 교민과 분리를 위해 교육 일정을 새로 짜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도시 주변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예방을 위한 거점 병원 등 의료기관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진천군 등도 긴장하고 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혁신도시는 지금 교육 문화 시설은 갖춰지고 있지만 대형 병원 등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는 상태여서 유사시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최적지는 아니다. 재고돼야 한다”고 했다. 충북도도 보도자료를 내어 “인재원은 혁신도시 한 복판에 있어 전염병 주민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아 우한 교민 임시 생활 시설로 부적합해 정부의 결정이 유감스럽다. 정부가 도민을 안심시키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철저한 안전 관리를 전제로 우한 교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혁신도시 안 주부 임아무개씨는 “모든 자치단체, 주민 등이 다 싫다고 하면 이들 교민은 어디로 가야 하나. 시민과 철저하게 격리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면 수용해야 한다. 병원이 옆에 있다고 다 병이 옮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충북 혁신도시 공공기관 노동조합 박기영 노동노조위원장(한국고용정보원 지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재난이다. 국가가 나서 안전·격리 대책을 세워 우리 교민들을 지켜야 한다. 불가피한 조처”라고 말했다.
정의당 음성군지역위원회도 성명을 내어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질병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자치단체는 주민을 설득하고, 시민들은 이웃을 돌보는 세계 시민으로서 품격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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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08:07:4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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