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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원유’ 데이터 3법 또 불발…“국회논의 1년됐는데 몰라서 통과 못시켜?” - 조선비즈

‘미래산업 원유’ 데이터 3법 또 불발…“국회논의 1년됐는데 몰라서 통과 못시켜?” - 조선비즈

입력 2019.11.29 16:18

소관 상임위 겨우 넘었더니 이번엔 법사위에서 제동
업계는 또 좌절…"데이터산업 사망선고 직전" 반발
엎친데 덮친격으로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 나서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3법 등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9일 오후 개회 예정인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데이터산업 발전의 물꼬를 터줄 이른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처리가 29일 또 불발됐다. 정보통신망법은 여전히 소관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 단계에서 막혔고, 이날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은 소위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돼 다음 본회의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IT업계는 소위에 머물러있는 정보통신망법은 두더라도 나머지 두 법은 이날 당연히 본회의에 올라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을 거듭한 끝에 겨우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는데 법사위에서 또 반대 목소리가 나올 지는 몰랐다는 분위기다. 다음달 10일에 끝나는 이번 정기국회 일정이 얼마 안 남은데다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어서 연내 처리도 불확실한 상황이 됐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오후 열린 회의에서 법사위에 올라온 데이터 3법 일부를 "전체회의에 계류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개정안이 오늘 갑자기 상정 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고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도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런 점들을 의원들이 좀 더 검토를 할 시간을 갖고, 나머지 데이터 3법 개정안(정보통신망법)이 올라오지 않아서 다음 법사위 전체회의 때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지 볼 것"이라고 했다.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난 이후 조광원 한국데이터산업협회장은 "데이터 3법은 국회에 올라온 지 1년이 됐고, 여야 3당 대표가 처리까지 합의한 비쟁점 법안"이라며 "하루 이틀 나온 얘기도 아니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법안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하는 건 실망스럽고 무책임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 데이터산업은 사망선고 직전 심폐소생술을 하는 단계"라며 "제발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게 국회가 조속한 처리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도 "데이터 3법 정도면 법사위에서도 넘어올 거라는 걸 다들 알고 있었을텐데 황당하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춘천에 있는 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네이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12일 여야가 통과를 약속했지만 19일 본회의와 이날 본회의 모두 처리가 안 돼 지연되고 있다"며 "데이터 3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건데 대한민국 미래에 중요한 이런 법안들이 정쟁에 이용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 3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모든 게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일단 이 법으로 물꼬가 트여야 뭐라도 해 볼 수 있는데 지금은 희망조차 없다"고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국당은 이날 ‘유치원 3법’ 등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한국당은 안건마다 의원 1명이 4시간씩 돌아가며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정기국회가 마비돼 데이터 3법 등 주요 법안들의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필리버스터는 본회의 안건에 대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99명) 이상의 서명만 있으면 시작된다.

김민호 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성균관대 로스쿨 교수)은 "산업쪽으로 워낙 중요하다보니 여야가 통과를 시키자고만 합의를 했지, 개인정보의 보호냐 활용이냐라는 극과 극의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사안이라 법사위 합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의원들이 서둘러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 조속히 통과를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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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9 07:18:4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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