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도축장서 의심신고
도축 과정 질식사 가능성 높아
주말 사이 감염사례 없었지만
잠복기 길고 태풍 북상 안심 일러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추가 확산 방지에 매진하는 가운데 주말인 28~29일엔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한때 국내 최대 양돈 지역인 충남 홍성군에서 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다행히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다만 돼지열병의 잠복기가 길고, 태풍 ‘미탁’이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인천 강화군 하점면 농장에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내려진 뒤 추가 발생 농장은 없다. 27~28일 경기 양주시 은현면, 광적면 등에서 추가로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강화군을 제외하면 23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에서 발병한 뒤 6일 동안 추가 발생이 없는 것이다. 사흘 사이 발생 농장이 5곳이나 나왔던 강화군은 지난 27일 정부가 지역 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하면서 추가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29일 오전엔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한 도축장에서 돼지 19마리가 집단으로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양돈 농가와 방역당국이 한때 추가 확산 공포에 떨어야 했다. 충남은 정부가 설정한 인천ㆍ경기ㆍ강원 방역라인 바깥 지역이면서 국내 사육 돼지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장이 아닌 도축장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와 차량을 통해 전국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밀검사 결과는 다행히 ‘음성’이었다.
충남도는 1차 부검을 실시한 결과 압박에 의한 질식사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내놨다. 도 관계자는 “전날 정오를 기해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해제되면서 돼지 출하량이 급증하자 돼지 마릿수가 급증하면서 발에 채거나 깔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돼지열병에 감염된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한 일시이동중지 조치가 집단 폐사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추가 발병 농장은 나오지는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조심스런 분위기다. 돼지열병의 잠복기가 최대 3주에 달해 언제 어디서 추가 의심 신고가 접수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18호 태풍 ‘미탁’이 한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응 조치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태풍 미탁이 영향을 주기 전에 파주시는 살처분을 마무리하고, 강화군은 특별 관리를 해달라”면서 “축산관련 차량들이 거점소독시설을 들러 꼼꼼히 소독을 받은 후 소독 필증을 받아 농가에 갈 수 있도록 하라”며 말했다.
발생 원인과 전파 경로 역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금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 상당수가 서로 차량 역학관계에 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강화군 석모도 농장처럼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총리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범정부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지금 우리가 소독하고 방역하는 것은 사람, 차량 또는 큰 짐승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의 방역 체제가 놓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하천을 통해 흘러 들어온다는 가설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환경부는 임진강과 한탄강, 한강하구 전체 지역 중 20개 지점을 선정해 하천수 조사를 실시한 뒤 바이러스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부실ㆍ늑장 조사 논란이 일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 불검출됐다고 해서 물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물과 맞닿은 토양에 대한 분석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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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9 10:14: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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