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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유해 147位를 '쇼 소품' 취급한 호국혼 모독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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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0주년 기념식 때 진행된 국군 참전용사 유해 147위(位) 봉환 행사가 끝없는 잡음을 낳고 있다. 우선, 북한 땅에서 전사한 참전용사 유해가 도착한 것은 지난 24일 오후 5시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 때 ‘복귀신고’를 하기 위해 27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더구나 유해는 하와이에서 운구 때 사용된 공군 공중급유기에서 꺼내져 다른 항공기에 옮겨 보관됐다. 방역 때문에 유해를 이송해온 기체를 행사에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경위야 어떻든 25일 오후 8시 어둑해진 뒤에 시작된 6·25 기념식 ‘밤 이벤트’를 위해 유해가 이리저리 옮겨지고, 대기한 셈이 됐다. 70년 만에 유해로 돌아온 호국 영웅들은 살아 있는 사람보다 더 정중히 모셔야 한다. 그런 식으로 ‘쇼의 소품(小品)’으로 취급하는 것은 호국 혼(魂)에 대한 모독이다. 굳이 이벤트를 하겠다면 유해의 도착 시간에 맞춰서 하는 게 기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 희생된 미군 유해 도착 시간에 맞춰 일정을 취소하고 도버 공군기지로 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랬다. 전사자의 마지막 귀환을 예우하는 것은 군통수권자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기념식을 오후 8시20분 시작하면서 청와대는 “무더위로 인해 고령 참전 장병이 힘들지 않도록”이라고 했으나, 급유기 영상 투사와 드론 쇼를 위한 것으로 비친다. 육군가와 해병대가 방송 자막도 잘못 나갔다. 새롭게 시도한 애국가 전주(前奏)가 북한 애국가와 흡사해 또 다른 논란도 남겼다.




June 30, 2020 at 10: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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