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입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 2명이 숨지면서 청도군민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부산으로 이송된 54세 여성이 이날 오후 숨졌다.
앞서 19일 새벽에도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인 63세 코로나19 확진 남성 1명이 숨졌다.
20년 이상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 환자는 만성 폐 질환을 앓던 중 코로나19로 폐렴이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2명이 이미 다른 질병으로 대남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만큼 코로나19가 사망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정확한 최종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2명이 모두 청도대남병원 환자란 점 때문에 청도대남병원 환자나 의료진, 청도군민 다수가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오후 9시께 청도읍이나 화양읍내에서는 불 켜진 식당이나 상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60대 주민 A씨는 "청도에 있던 환자가 벌써 2명 숨졌다니 너무 무섭다"며 "지금은 가까운 사람끼리도 서로 왕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B(74)씨는 "보름이 지나야 안심할 수 있다고 하니 밤에 잠도 안 온다"고 밝혔다.
청도가 고향인 C(46)씨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아버지를 홀로 고향에 두고 있기 어려워 조만간 청도 밖에 있는 우리 집으로 모시고 나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21일 현재 청도대남병원에서는 간호사 4명을 포함해 16명이 확진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하는 검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청도군 화양읍에 있는 대남병원은 일반병동과 정신병동, 청도군보건소, 노인전문병원, 장례식장, 건강증진센터, 에덴원(요양원)이 한 건물에 모여 있다.
청도군에 따르면 이 건물 안에는 현재 직원 313명(대남병원 109명·노인전문병원 30명·요양원 84명), 환자 302명(대남병원 147명·노인전문병원 63명·요양원 92명) 등 615명이 격리돼 있다.
장례식장에는 사망자 유족도 갇힌 상태다.
대남병원은 1988년 허가를 받아 일반병동과 정신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건립 당시 보건소와 병원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모범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한 지붕 아래 구획을 나눠서 여러 시설이 모여 있고 통로로 연결돼 환자 진료에 이점이 있지만,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환자가 많아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장기간 입원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코로나19가 유입돼 앞으로 환자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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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 12:25:1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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