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채 격리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 10일 하루에만 65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선내 확진자가 총 135명으로 늘었다. 확진 판정이 내려지지 않은 나머지 탑승 인원 3600여명 중에서도 발열 등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 감염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이날 크루즈선 탑승객 중 65명이 새롭게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3일부터 승객과 승무원 전원인 3700여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검사를 실시해 지난 9일까지 일본인 28명 등 총 70명이 확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65명이 추가되면서 감염자는 135명으로 늘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달 20일 요코하마를 떠나 홍콩, 베트남 등지를 거쳐 이달 4일 요코하마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하선한 승객이 신종 코로나 감염자로 확진되면서 승객 3700여명 전원이 선내에 격리 처분됐다.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인된 환자를 의료기관으로 옮겨 치료토록 조치하고 있다. 나머지 승객들은 기약 없는 선내 격리 생활을 이어가야 할 처지다. 일본 관리들 사이에서는 탑승 인원 중 별다른 증상이 없는 사람들도 육상 시설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정부 내부 기류는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생노동성은 승객들이 적어도 19일까지는 선내 대기 상태를 유지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들은 생활환경 개선과 의료서비스 제공, 정보 공개 등을 담은 요청서를 후생노동성에 제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요청서는 “침대 시트 교환과 객실 청소가 1주일 가까이 이뤄지지 않아 생활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대응만 우선시되고 있을 뿐 노인과 장애인, 지병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2020-02-10 19:07: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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