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측 "국방장관이 아니라 부대 차원에서 명예 사단장 위촉"
공군·해군 "명예 장군 없다"…이국종 교수는 두 차례 진급해 '명예 해군 중령'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육군 30사단 국기게양식에서 육군 소장 군복을 입고 장병을 사열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군에 기여한 인사에 대해 예우는 할 수 있지만 군 계급의 '별'은 국가에 대한 헌신, 탁월한 공적의 상징이란 점이다. 지휘관의 상징과도 같은 '명예 사단장'이란 명칭까지 부여해 장병들을 사열하게 한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SM그룹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해 11월 육군 30사단 명예 사단장에 위촉됐다. 그런데 우 회장은 국방부 명예 군인 제도에 따라 위촉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30사단이 임의로 '명예 사단장'에 위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 회장이 군에 대한 후원 등 기여한 공로가 있다 해도 통상 육군 소장이 맡는 사단장 직함을 민간인에게 부여한 것은 명예 군인 제도를 운영하는 국방부 훈령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명예 군인'으로는 소말리아 피랍 선박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교수가 유명하다. 이 교수는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당한 석해균 당시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살려낸 공로로 2015년 7월 해군 홍보대사에 위촉되면서 '명예 해군 대위' 계급장을 받았고, 2017년 4월 명예 해군 소령으로 진급한 뒤 지난해 12월 해군 의무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중령으로 진급했다. 이 교수는 2017년12월 청와대에서 열린 행사에 해군 정복을 입고 참석하기도 했다.
우 회장 사례에서 의아한 점은 국방부의 명예 군인 제도는 계급을 부여하는 것이지 보직은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육군 관계자는 우 회장이 명예 사단장에 위촉된 근거 규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며 "국방부나 육군이 아닌 부대 차원에서 진행된 일이며, 친선의 의미로 명예 사단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안다. 이 부분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돼 앞으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 회장을 명예 사단장에 위촉한 30사단장은 전임 김성도(육군 소장·육사44기) 현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으로 알려졌다. 현 방성대(육군 소장·3사 24기) 사단장은 작년 12월 취임했다.
공군·해군에는 명예 사단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이국종 아주대교수 외에 '명예 함장'이 있지만 대부분 중령급"이라고 했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엔 그런 경우가 없다"고 했다. 육군에도 우 회장 외에 '명예 장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이 명예 사단장으로 위촉된 것에 대해 SM그룹 관계자는 "우 회장이 한미동맹친선협회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2002년부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노후주택 개·보수를 지원하고, 국군 장병 사기 진작을 위해 후원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군을 많이 도와줬다. 군에서 고맙다며 명예 사단장으로 위촉했다"며 "훈령에 위반된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했다. 또 국기게양식 참석에 대해서는 "명예 사단장 위촉 1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30사단이 우 회장을 초청했고, 이에 따라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2019-11-14 07:45:4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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