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조국 청문회' 합의, 검증과 판단의 장이 되길 - 한겨레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6일 개최한다고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6일 열기로 전격 합의했다. 조 후보자의 딸, 부인 등 가족 증인 선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청문회를 열지 못한 채 극한 대치를 이어온 여야가 막판에 극적으로 합의해 법률이 규정한 장관 후보자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쏟아진 수많은 의혹의 진위를 가리며 국민 판단에 도움을 주는 청문회가 되길 기대한다. 국회는 이번 청문회에서 그동안 제기된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은 물론이고 정책역량도 깊이 있게 검증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조 후보자가 적격인지 여부를 국민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특히 조 후보자와 자유한국당 양쪽은 이미 ‘장외 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논란과 사모펀드·웅동학원 의혹 등에 대해 많은 말을 한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는 수많은 언론보도와 의혹의 실체적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장이 되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지금까지 나열한 ‘묻지마’식 의혹 제기를 반복할 게 아니라,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추궁하고 조 후보자를 엄정하게 검증하기 바란다. 민주당도 국민의 의구심이 작지 않은 상황임을 인식하고, 무조건 조 후보자를 감싸려고만 해선 안 될 것이다. 조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자신과 가족에게 제기된 수많은 의혹을 해소하는 게 국민의 믿음을 얻는 첩경임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이후에도 부인이 딸의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을 허위 발급했다는 의혹 등이 새로 불거진 만큼, 청문회에서 성실하고 솔직하게 소명해야 할 것이다. 야당의 자료제출 요구에 협조하고, 증인 출석 문제에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 인사청문회법상 5일 전엔 증인·참고인에게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하는데, 이미 그 시한은 지났다. 그러나 증인이나 참고인 한사람 없이 청문회를 진행하면 자칫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에 휩싸일 수 있음을 조 후보자와 민주당은 잘 헤아리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건, 이번 청문회를 통해 국민이 조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온 국민이 조 후보자와 여야 인사청문위원들을 주시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모두 정정당당하게 청문회에 임하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문회 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난 만큼, 인사청문회를 통해 표출될 국민과 국회의 의견을 면밀하게 살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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