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자택, 초유의 압수수색 : 사회일반 : 사회 : 뉴스 - 한겨레

검찰, 조국 집·대학 4곳 수색
‘딸·아들 입시 의혹’ 확인 조처

임의제출했던 조 장관 PC에서
서울대 인턴증명서 파일 확보

‘셀프 발급 의혹’ 언론 보도에
조 장관 “악의적” 강하게 부인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을 나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조 장관 출근 뒤 검찰은 조 장관 집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검찰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과 조 장관 자녀들이 지원했던 대학 4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7일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수사 개시 신호탄을 쏘아올린 지 27일 만에 이뤄진 세번째 대대적 압수수색이다. 사상 최초로 현직 법무부 장관 신분으로 자택을 압수수색당한 조 장관 쪽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조 장관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충북대와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연세대 대학원과 이화여대에도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 장관의 딸과 아들이 서울대 법대 인턴활동 증명서와 동양대 상장·표창장 등을 허위로 발급받아 이들 교육기관의 입시 과정에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조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향한 검찰 수사는 △표창장·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및 의학논문 작성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원 관련 의혹 세 갈래로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첫번째인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의혹 수사가 가장 진전된 상태다. 특히 조 장관 딸 조아무개씨와 조씨의 한영외고 동기인 장아무개씨는 2009년 5월 서울대 공익법인권센터에서 2주간 인턴활동을 했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은 바 있다. 장씨는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의 아들로, 검찰은 조 장관 쪽과 장 교수가 서로 자녀의 ‘스펙 쌓기’를 지원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조 장관 쪽 자산관리를 맡았던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임의제출받은 조 장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활동 증명서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 교수 아들은 검찰에 “세미나에 한번 참여했을 뿐인데, 조씨가 학교에 인턴활동 증명서를 가져와 제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인 한인섭 교수(현 형사정책연구원장)도 불러 인턴증명서 발급 경위 등을 조사했는데, 한 원장은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장관 쪽이 사실상 인턴증명서를 ‘셀프 발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셀프 발급’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조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지금까지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는 오늘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며 “청문회 등에서 여러번 말씀드렸지만 저희 아이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센터로부터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조 장관 딸, 아들의 모든 입시 과정을 살펴보겠다며 대학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을 두고, 여당은 ‘먼지털기’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검찰 수사 관행상 가장 나쁜 게 먼지털기 별건 수사다. 아무쪼록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총력 수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우 서영지 기자 abbado@hani.co.kr